한국철도 유일의 액체식 디젤기관차 9100호대 [9102호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 전용 입환기]

한국철도 9100호대 디젤기관차

이번에는 KORAIL 차량중 매우 희귀한 기관차 한대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국내 최초의 기계식디젤기관차가 되겠지요.

엄연히 디젤기관차 인데, 다른 기관차들과는 달라서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아온.

때는 1969년 당시 교통부에서 일본으로부터 디젤기관차 2대를 도입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969년이면 이미 디젤전기기관차의 위력을 몸소 실감한 당시 교통부에서 해가 바뀌기가 무섭게 미제 디젤기관차들을 수입해 오던 때 였습니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미국산 디젤기관차만 사용해 오던 철도청에서 거대한 덩치에 힘좋고 견인력 높은 미국산을 놔두고 2000호대 보다도 작은 디젤기관차를 도입한 겁니다.

게다가 미국에서 수입하여 여객/회물용으로 쓰이는 디젤기관차는 모두 디젤전기기관차 인데, 이 차량은 그보다 구조가 단순한 기계식 구동방식을 가진 디젤기관차 였습니다.

그래서 도입당시부터 차번을 먹이는데 있어 참 애를 먹었던 기관차 입니다.

​ 도입당시 차번은 1001호,1002호 였습니다.

당시 세자리수 차량번호는 일본제 디젤동차들이 그 번호를 빽빽히 채워가고 있었고, 네자리 차량번호는 디젤기관차가 유일했습니다.

디젤기관차 중 가장 앞 자리 차 번을 받은겁니다.

도입 당시에는 네자릿수로 분류되어 기관차 축에라도 낄 수 있었는데, 도입한지 5년여가 지난뒤 1974년 1호선 국철구간을 운행할 전동차가 도입되면서 초기형 저항 전동차가 1000번대 차량번호를 배정받게되고 이 기관차는 그에 밀려 세자리 차량번호를 배정받게 되엇습니다. 

사실 디젤기관차 라고 하기에는 자세히 따져보면 이넘은 성능으로 보나 외관으로보나 역대 디젤기관차들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데다 심지어 증기기관차 보다도 힘이 약한 그런 차량이었습니다.

가장 작은 2000호대도 중량 88톤에 800HP인데 이 기관차는 중량 35톤에 출력은 꼴랑 650HP 정도급이니 사실상 제원만 놓고 보자면 디젤동차 쪽에 더 가까운 차량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대 디젤전기기관차들의 계보에 발을 들여놓을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구동체계에 있는데, 디젤엔진을 이용해 발전기를 돌려생산된 전기 에너지로 대차에 장착된 견인전동기를 돌리는 디젤전기 방식과는 다르게 이 기관차는 단순히 엔진의 플라이휠 축이 바로 구동축으로 연결되는, 아주 단순한 기계식 디젤기관차 였습니다.

어디가서 명함도 내밀지 못할 차량인것이죠. 오죽했으면 ‘족보에도 없는 차량’ 이라는 별칭이 붙었을까요.

그러다 이 900번대 차량번호도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1987년 전후동력디젤액압동차 (DHC)가 등장함에 따라 세자리수에서 머물던 디젤동차들이 모조리 네자리수로 차번이 변경됩니다.

(DHC 차량의 량수만 438량에 이르는데, 차량 종별로 접수대를 다르게 붙이다보니 현재 100~900번은 모두 DHC가 먹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도입초기에 200~400번대를 붙이고 태어났던 DEC와 NDC는 앞에 9를 붙여 9200~9400호대로 개정되었고 그 시기에 맞추어 일제 디젤동차는 대부분 단종이 되어감에 따라 량수가 적어졌고 9000호대를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야 1992년에 차량번호가 개정되고 한국철도의 마지막 전성기(?)라고 불리울 수 있는 1999년 기준으로 당시 차량번호대를 나열해보자면,

(어디까지나 개괄적으로 서술한것 이므로 실제 차량접수대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을수 있습니다.)

1~12호-특별동차
10호대-객차(식당차및 각종 테마객차류)
100~800호대-DHC (87년 도입당시와는 다르게 92년 초에 세자리수에서 일부차량 번호 개정됨)
2000~7500호대-디젤전기기관차 및 (2000호대는 과천,분당선 전동차가 혼용 /3000호대는 일산선 전동차 혼용/5000호대는 1호선 인버터제어 전기동차)
1000호대-1호선 저항제어 전기동차
8000호대-전기기관차
9000호대-디젤동차 및 전기동차
10000~ 객차,화차

 

여기서 9000호대에 해당하는 차번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9000호대-단량 디젤액압동차(60년대 일본 수입)
9200호대-9201 부터는 DEC 동력제어차 9211부터는 NDC 동력제어차 (MC)
9300호대-9301 부터는 DEC 특실차량 9311부터는 NDC 동력차 (M)
9400호대-9401 부터는 DEC 동력제어차 9311부터는 NDC 무동력제어차 (TC)
9500호대-CDC 동력제어차 (MC)
9600호대-CDC 동력차 (M)
9900호대-EEC 전기동차

보시다시피 대부분 디젤동차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9900호대에만 EEC 전기동차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9000호대 차량번대중에 9100,9700,9800호대가 비게되어, 이 최초의 액압식디젤기관차는 남는자리인 9100호대로 비집고 들어가 9101,9102호가 되었습니다.

2000~7500호대 사이에 500여대에 이르는 디젤기관차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차마 그 축에도 끼지 못하고 디젤동차들만이 모여있는 9000호대 차번을 부여받아 사실상 어정쩡한 위치로 들어가게 되고 말았습니다.

면밀히 따져보자면 이 차량이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입환전용기관차 이자 액압식(기계식)디젤기관차 였으며 그 뒤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대우중공업에서 입환기 제작기술을 익혀 시범 제작함에 따라 국산으로 생산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 이후로 전국의 각종 화학공장,양회공장 등에 수십대가 팔려나갔고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입환기관차들이 쉴 새 없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가장 신기한것은 포스코의 입환기관차 수량인데, 다른 회사는 공장마다 많아봐야 2~3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포항제철은 광양과 포항공장에 합계 50여대의 입환기와 300여대의 특수화차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과연 공장이 얼마나 광활한지 궁금합니다. 정말 엄청난 수량이죠 무려 50대씩이나 보유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본격적으로 1969년에 교통부에서 이차량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루어 보자면, 1905년에 설립되어 6.25동란 전까지 국내 운행용 각종 철도차량(증기기관차,객차,화차,동차)등을 생산하였던,전국 3대 정비창중 하나인 현)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의 전용 입환기로 도입 되었습니다.

60년대부터 일본으로부터 디젤동차(니카타,카와사키 디젤액압동차)들을 수입해 오게 되고 그와 동시에 이곳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 에서 차량 정비와 검수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에 의해 구내에서 차량을 입환할 기관차가 필요하게 되었고 마침 적당한 모델이 없어 (디젤전기기관차중 가장 힘이 약한 2000호대도 800hp 급인데, 이것을 평생 정비창 구내용으로 쓰기엔 차량이 아깝습니다..) 일본으로부터 디젤기관차 2량을 도입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철도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의 기계식 디젤기관차 였고 국내로써는 최초였던 차량이었죠.. 1969년 901호와 902호 2량이 반입됩니다. 이 차량들은 도입이후 단내에서 입환용으로 활약했는데 정작 전성기를 맞게 된것은 1972년 부터였습니다.

이후 1972년 중앙선 산업철도가 개통되면서 프랑스,벨기에 및 유럽 4개국이 통합하여 국내 실정에 가장 알맞도록 제작한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도입됨에 따라 그 전기기관차 검수업무를 당시 서울철도차량정비창 에서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기존 차륜공장 자리를 헐고 새로 지은 전기기관차 중수선공장의 위치가 참 애매한데다 당시 구내에는 전차선도 깔리지 않았기에 (현재도 출창대기선 2개선로에만 깔려있음 정작 전기기관차 공장 근처에는 전차선이 없어 자력운전 불가능)그 전기기관차를 천차대에서 출창대기선 까지 밀어다 놓는데에 이 9100호대가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도입한지 얼마 지나고 9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어 9101호는 먼저 세상을 뜨게 됩니다. 구내는 광활하나 실질적으로 기관차가 열심히 입환하며 철도차량들을 물어다 놓아야 할 공간은 그다지 넓지 않았기에 후에 도입된 9102호를 남긴채 9101호는 그렇게 대전철도차량관리단 구석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이후로 1969년부터 2006년까지 거의 38년간 이곳 구내에서 입환작업에 열을 올리며 활약했던 9102호 역시 2007년의 어느날 84년 반입산 NDC들과함께 서울의 어느 폐차장으로 끌려가 조용히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녀석이 살아있던 당시에 찍어둔 사진이 몇장 있기에 추려서 올려봅니다.

2006년의 어느날.. 당시 서울철도차량정비창 구내에서 처음 만났던 9102호.. 당시만 해도 간간히 몸을 움직이며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날 있었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데요.

당시 구내 입환기관사로 계시던 분께서 하시던 말씀이 동차공장 앞에 입환기관차 한대가 있는데, 그건 ‘족보에도 없는차량’이니 꼭 찍어두라고 하시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당시에는 단순히 이차량이 보기드문 차량이라 그런줄 알았는데 후에야 그 말씀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 전기차량팀 전기기관차 중수선 공장입니다.

 보시다시피 건물 앞에는 천차대가 주욱 깔려 있습니다. 천차대에서 부터 차량을 끌어내어 유치선까지 이동시키는 작업을 9102호가 도맡아서 담당했지요.

지금은 지게차가 그일을 대신 하고 있습니다.

4년검수를 받는 8102호.

여기서 중검수를 마친 차량은 9102호가 천차대 에서부터 입환해서 출창대기선 까지 끌어다 놓았습니다.

전기기관차 공장에서 출창대기선 부근 인입선까지는 전차선이 없어 차량이 자력으로 빠져나올수 없기 때문이지요.

 12년주기 중검수를 마치고 입환기에 의해 옮겨진뒤 출창대기선 에서 출고를 기다리는 전기기관차.

새차같이 번쩍거립니다. 전기차들이 기름때는 잘 안타도 한번 더러워지면 시커멓게 되어버리기에 이렇게 반짝반짝 윤기나는 차량을 보는것도 중정비를 갓 끝낸 차량에서나 엿볼수 있는 풍경이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기관차 여기저기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우선 기본제원은 최고속도 65kph 출력 650hp 중량 33.5ton 입니다.

디젤동차 치고는 높은 출력인데 디젤기관차 라고 치기에는 상당히 힘이 약합니다.

(당시 날리던 증기기관차인 미카 시리즈도 1300HP 까지 힘을 뽑아 내었음)

참 짤지막하지만 인상적인 동체

좌우대칭형으로 되어있는 전형적인 일본풍 기관차입니다.

9102

닛폰이라는 패찰과 1969년 제작년도 표기가 선명합니다.

제어대

계기 배치가 참 단순합니다. 디젤기관차와 비교하는건 어림도 없겠고.

운전 조작도 디젤동차와 더 비슷한 편에 속합니다.

이래뵈도 큼지막한 전두부 창 덕에 전부시야 주시는 원활한편

운전실 측창에 카메라를 대고 찍은 사진

연료탱크 입니다.

참 아담하군요

전두부에 거대한 방열판과 함께 9102라는 차량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대차를 한번 살펴봅니다.

별다른 현수장치는 없는것 같고 다만 코일스프링으로 1차 지지만 하는듯 합니다.

이래가지고 서야 차체 무게나 제대로 감당할수 있을까 싶지만

사실 중량이 2000호대 절반에도 못미치기 때문에 (33 ton) 축중은 8톤이 나오는군요.

녹슬어버린 제륜자.

구조가 단순해 보입니다.

2006년 7월의 어느날.

이날은 유독 동차 세척선에 있더군요.

참..

이 때는 이것이 이녀석의 살아생전 마지막 세차가 될줄은 몰랐었는데.


민들레 꽃과 함께..국내 최초의 기계식디젤기관차 였던 9102호

도입당시부터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아왔었는데.

.2007년 7월의 어느날..84년에 태어난 NDC 동생들과 함께 쥐도새도 모르게

타차에 끌려 마지막 바깥세상 구경을 끝으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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