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ICE, ICE S 열차 이야기 (2) – 단 하나의 단서, ‘함부르크’

지난 이야기에서 계속 됩니다.

하노버를 기점으로 북쪽으로 이동한 ICE S를 다른 열차를 타고 따라 잡을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가장 확률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통근열차를 탑니다.

하노버에서 열차가 이동할 수 있는 경로는 여섯가지나 됩니다.

하노버 중앙역 기점으로 동쪽으로 가는 노선은 적색, 서쪽으로 가는 노선은 청색으로 구별했습니다.

문제의 IC 2039 열차를 타고 갔던 노선은 마그데부르그를 지나 라이프치히로 가는 노선 이었는데, ICE S는 그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동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우의 수 는 3가지. 첼레를 거쳐 함부르크로 가거나, 브레멘으로 가거나 혹은 도르트문트를 거쳐 쾰른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 세가지 중 가장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도르트문트 방면으로 이동합니다.

그 방면에 ICE S의 본가가 있기 때문이죠.

Minden 역으로 가기 위해 Westfalenbahn 소속 Regio Express 열차를 탑니다.
차종은 Stadler 의 KISS 모델로 2015년산에 전량이 복층으로 구성된 고성능 EMU 차량입니다.
이 열차를 타고 Minden 으로 이동합니다.
많은 시험용 열차들이 하노버에서 출현하거나 하노버를 기점으로 운행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DB systemtechnik minden 이라고 부르는 도이치반 기술센터가 하노버에서 30-40 분 거리에 위치한 민덴에 있습니다.
(RE 열차로 44분, IC열차를 타면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정확한 역명은 Minden(Westf) 이며, 기술 센터는 민덴역 바로 뒤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침 독일 전역에서 2대만 존재하는 BR 120 형 전기기관차가 시스템기술 센터로 진입합니다.
BR 120 502 으로 2005년에 2대의 Baureihe 120 전기기관차가 본선에서 밀려나 기술센터 전용으로 매각 되었습니다.
DB systemtechnik 으로는 출입이 불가능 합니다. 멀찍이서 살펴보니 범상치 않은 모양새의 기차들이 여기 저기 보입니다.
DB AG는 철도 운영사 이지만, 자체적인 연구소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철도기술연구원이나 ROTECO가 하는 일을, 철도 운영사인 DB AG의 하위 기관에서 직접 맡고 있는 것이죠.
철도차량의 시험 및 인증 업무가 가장 기본이지만, 운영사인 DB가 주체가 되어 직접 R & D 사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최초의 ICE인 ICE V 선두차와 중간객차 1량이 이 곳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HSR 350X 쯤 되는 차량입니다.
 입구에서 서성거리니 정작 기다리는 ICE S는 오지 않습니다.
선두차만 보면 ICE S와 똑 닮은 ICE 2가 지나갑니다.
사방을 두리번 거리다 보니 덩그러니 놓여 있는 ICE S 객차를 발견했습니다.
5량 편성에서 편성 중간에 놓이던 410 202-6호 입니다.
ICE 3을 만들기 위한 시험차량인 ICE S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후 5량 편성의 ICE S는 4량 편성으로 쪼개졌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1량의 부수차량은 최초 도장 그대로 방치 되기 시작합니다.
1999년 부터 18년 동안 방치 되다가 2017년 3월 경매로 매각 되었습니다.
아무튼 ICE S의 일부를 찾게 되어 반갑긴 했으나, 4량 짜리 ICE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퇴근하는 DB Systemtechnik 소속 직원이 있어 붙잡아 세우고 ICE S는 언제 오느냐고 물어봅니다.
무척 친절하게도, 그분께서 ICE S가 함부르크에 위치한 ICE 기지로 이동했다는 소식을 알려 주었습니다.
다만, 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몇시에 어디로 이동하는지는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함부르크 로 갔다.’ 라는 단 하나의 단서만을 갖고 ICE S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는 저물고, 마음 같아선 하노버에서 숙박을 하고 이른 아침 이동하고 싶었지만, 일행과의 저녁 약속이 있어 호텔이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하노버로 향하는 IC를 타고 하노버에서 다시 ICE를 갈아탄 뒤 3시간을 들여 프랑크푸르트로 되돌아 옵니다.
다음날이 되어 눈 뜨자마자 첫차를 타고 함부르크로 이동합니다.
Frankfurt(Main)Hbf dep 05:06 7 ICE 1088 Intercity-Express Direction: Kiel Hbf 
Bordrestaurant
Hanau Hbf dep 05:21 7
Fulda dep 06:04 6
Kassel-Wilhelmshöhe dep 06:36 3
Göttingen dep 06:55 9
Hannover Hbf dep 07:36 7
Hamburg-Harburg dep 08:46 1
Hamburg Hbf arr 08:56 12

[ICE 1088 열차의 운행 시각표]

5시 6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4시에 눈을 떳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함부르크 가는 첫차인 ICE 1088을 타고 8시 56분에 함부르크중앙역에 도착했습니다.
종착역인 알토나 역(Hamburg-Altona)으로 가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지만, Hamburg-Eidelstedt 에 위치한 ICE 기지에서 Altona 역을 거치지 않고도 중앙역으로 올 수 있습니다. (Hamburg-Altona 역은 터미널식 종착역)
가장 확률이 높은 함부르크 중앙역에 자리를 잡고 다가올 열차를 기다립니다.
스위스에서 넘어온 RE 421 전기기관차가 지나갑니다.
국제선용 전기기관차인 덕분에 스위스 기차 특유의 감성을 독일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오전 8시 56분 함부르크 중앙역 도착 후 약 30분 만인 9시 33분, 팬터그래프 방면으로 검측용 조명이 붙어 있는 수상한 ICE가 서쪽으로 이동합니다.
확인사살 합니다. 93 80 5410 102-8 D-DB
전날 하노버에서 봤던 그 ICE S가 맞습니다.

묘한 느낌의 4량 편성 ICE 입니다.


ICE 2 인데, 대차는 SF 400이 아닌 ICE 에 들어가는 SF500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와전류 제동장치가 달려 있습니다.

두 번째 중간동력객차의 대차 입니다. 와전류 제동장치는 떼어내고 축상에 레일 탐상장치로 추정되는 장치가 붙어 있습니다.

이제 이 차량이 향할 곳은 뻔하니, 뒤이어 있는 ICE를 타고 함부르크로 따라갑니다.

3편에서 보다 상세한 차량 사진과 함께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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